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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린 직장' 입사 3인에게 들어보니....

한번쯤은 2007. 1. 23. 23:28
취업난이 수그러들 줄 모른다. 웬만한 기업은 경쟁률이 수백 대1을 훌쩍 넘어선다.

'취업품앗이' 'NG족' '직테크' 등 극심한 취업난을 빗댄 신조어들도 봇물처럼 쏟아진다.

매일경제는 공사, 외국계 기업, 통신회사 등 이른바 '신이 내린 직장'에 입사한 3인을 초청해 그들의 취업 성공기를 들었다. 주인공은 한국관광공사 정지인 씨(25), BMW그룹코리아 정수원 씨(28), SK텔레콤 김성현 씨(29).

정지인 씨는 지난해 2월 이화여대 독어독문학과와 경영학 복수전공으로 졸업한 후 9월 한국관광공사에 입사했으며, 정수원 씨는 국민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6월 BMW그룹코리아 인턴 과정을 거쳐 지난해 4월 정직원으로 채용됐다.

김성현 씨는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2006년 1월 입사해 SK텔레콤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관광공사 정지인씨 면접 스터디팀 별도로 꾸려 대비= 정지인 씨는 대학 때부터 국제회의에 관심이 많아 3학년 때 국제회의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다.

현장 경험을 쌓고 싶어 무작정 한국관광공사에 이메일을 보냈고 결국 정씨의 요청이 받아들여져 컨벤션뷰로에서 3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관광공사와 첫 인연을 맺었다.

"대학 때부터 관광공사에 호감을 갖고 있었는데 아르바이트를 통해 회사 업무 분위기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습니다. 막연하게 품었던 환상이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확신으로 바뀌었지요. 6개월간 캐나다 토론토로 어학연수를 갔다 오고 나서 4학년 때부터 진지하게 취업 준비를 했습니다.

"한국관광공사 입사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스터디팀을 꾸렸다. 3개월간 단 한 번도 스터디에 빠지지 않고 공부했다. 모두 공기업을 준비하고 있던 멤버들이어서 효율성이 높았다. 필기시험이 끝난 후에는 다시 한 번 면접 스터디팀을 만들었다.

4명이 면접 스터디를 준비했는데 그 중 2명이 합격해서 같은 층에 일하고 있다. 정씨는 "스터디팀 멤버를 잘 만나 입사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씨는 "모든 사람이 가고 싶어 하는 길이 아니라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정씨는 "대학 시절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했다.

정씨는 "취업을 목표로 하는 회사에서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서 아르바이트 업무를 하거나 공모전에 응모해 보는 것도 좋다"며 "아르바이트 기간이 짧거나 공모전에서 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자기소개서나 면접시 이 같은 활동들은 평소 본인이 지원하는 회사에 관심과 열정을 나타낼 수 있는 좋은 재산"이라고 말했다.

◆BMW코리아 정수원씨 BMW 브랜드에 대해 집중 공부= 정수원 씨는 어려서부터 자동차, 그 중에서 특히 BMW에 관심이 많았다. BMW그룹코리아 외에는 단 한 번도 지원서를 내지 않았을 정도다.

BMW그룹코리아는 각 학교 취업게시판이나 지인들의 추천을 통해 입사 지원자를 받는다.

정씨도 BMW그룹코리아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대학 때 BMW코리아 홈페이지에 들어가 직접 인사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처음엔 아직 채용 계획이 없다고 결원이 나면 연락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마냥 기다릴 수 없어 2개월 후 연락을 다시 했더니 지원해 보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정씨는 영어 준비에도 힘을 쏟았다. 외국계 회사는 기본적으로 모든 의사소통이 영어로 이뤄지기 때문. 문서는 90% 이상 영어로 작성한다. 임원 매니저급 직원들도 외국인이 많아 영어로 회의를 진행하는 사례도 많다.

"영어회화 스터디그룹과 어학연수 시절 사귄 미국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해 영어 인터뷰에 대비했습니다. BMW라는 브랜드에 대해 인터넷, 서적 등을 통해 공부했고 발표 자료를 만들어 연습했습니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리더십을 기르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도 참여했다. 정씨는 20박21일간 국토대장정에 참가해 미국, 유럽, 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유학중인 학생들과 하루 평균 30㎞를 걸으면서 조장으로서 다양한 사고와 문화를 가진 대원들을 이해하게 된 것을 소중한 기회로 꼽았다.

정씨는 "직장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열정"이라며 "경제적 보상과 근무환경만 좇아 입사한 친구들이 어렵게 입사했다고 하더라도 자신과 맞지 않아 곧 회사를 떠나는 예를 종종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김성현씨 IT 관련분야 경험폭 넓히기 주력= 지난해 초 SK텔레콤에 입사한 김성현 씨도 IT기업 입사를 목표로 꾸준한 준비를 해왔다.

관련 회사 웹사이트를 자주 방문하는 것은 기본. 회사가 나온 신문기사는 스크랩해 가며 읽고 모르는 기술용어는 따로 공부했다.

"학교 수업 외에도 학회, 공모전 등 많은 경험을 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전정신, 창의력, 팀워크를 배양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개인적으로 군 제대 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GMT'에 가입해 활동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여러 가지 사례연구를 통해 프레젠테이션 방법을 익히고 글로벌 업계 최고경영자(CEO) 초청 강연을 들었다. 글로벌 기업을 방문해 견학하고 업무를 익힐수 있는 기회로도 활용했다.

"요즘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콘퍼런스가 많습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실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이력서를 작성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입상해도 좋지만 상을 타지 못했더라도 기초 실력을 키우는 기반이 됩니다."김씨는 해외 경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외국 사람들을 대하는 능력과 자기 표현력을 높여 글로벌 역량을 기를 수 있다는 것.

김씨는 미국과 중국으로 각각 9개월, 10개월간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HSK(중국한어수평고시)에서 9급을 땄다. 11등급이 최고등급이다. SK텔레콤이 중국 사업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향후 중국 사업 관련 업무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김씨는 "취업 준비를 하다보면 가고 싶은 회사를 정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이곳저곳 지원하는 예가 많다"며 "목표로 하는 회사를 명확히 설정해 놓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주연 기자 /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