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뉴스

새지폐 '1만 1번' 주인 누가 될까?

한번쯤은 2007. 1. 21. 19:28
1천원과 1만원권 새 지폐 발행을 하루 앞둔 21일 한국은행 앞은 수집 마니아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한국은행은 22일 오전 9시30분 화폐교환창구를 열어 시민들을 상대로 구권을 신권으로 교환해줄 계획이지만 21일 한국은행 마당에는 이미 300여 명의 시민들이 몰려 장사진을 쳤다.

선착순으로 형성된 줄에 따라 텐트를 치거나 사과상자를 바람막이로 삼아 며칠째 노숙하는 이들이 눈에 띄었고 일부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가져와 밥을 짓거나라면을 끓이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1번부터 100번까지는 따로 뽑아 화폐박물관에 보관하고 101번부터 1만번까지는 불우이웃돕기 모금을 위해 인터넷 경매에 부칠 계획이다. 한국은행이 22일 창구를 통해 차례로 내보낼 신권은 1만1번부터 3만번까지인 만큼 당일 최고 가치를 지닐 신권은 1만1번 지폐다.

선착순 1번으로 당일 최고가 신권을 차지할 것이 유력한 A씨는 "목요일 오후 9시에 나왔다"면서도 `1만1번'의 예상 가치를 묻는 말에는 굳게 입을 닫았다. 전진태(62.건설업)씨는 "수집하는 걸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언론 보도를 보자마자 나왔는데 내 앞에 벌써 200여명이 있다"며 "금요일 저녁 9시부터 사흘 동안 무작정 노숙하고 있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화폐수집 마니아로 자신을 소개한 곽근산(54.스님)씨는 "신권이면서 숫자가 대칭을 이루는 등 희소가치가 있으면 가치는 수십 배가 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며칠째 노숙하고 있는 이들은 대다수가 수집 마니아인 것으로 확인됐고 수집가들이 아르바이트로 고용한 이들도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수집 마니아는 50명마다 1명씩 자체적으로 반장을 선출해 `새치기' 등으로실랑이가 이는 것을 예방하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선착순으로 1인당 최고 100장씩만 나눠준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현재 무질서한 모습은 없지만 당일 창구 개방 전에 갑자기 무질서가 일까봐약간 걱정이 되기는 한다"고 말했다. <연합>